| SDV 상용화, 보안과 이용자 중심 제도에 달렸다_엠투데이 기고_엄성복 부설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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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DV 상용화, 보안과 이용자 중심 제도에 달렸다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구매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이동형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의 연결성과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사이버 공격과 데이터 침해 위험도 함께 증가하면서, SDV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사이버보안과 제도적 신뢰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사회는 UNECE WP.29를 중심으로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리체계(UN R155)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리체계(UN R156)를 마련했으며, 국내에서도 「자동차관리법」 개정을 통해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SMS) 인증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련 안전관리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작사는 차량의 설계부터 운행·폐차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서 사이버 위협을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향후에는 차량 보안관제와 사고 분석, AI·소프트웨어 결함 검증을 위한 전문적인 안전 인프라 구축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SDV의 확산과 함께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기능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기존 차량 옵션과 일괄적으로 묶기보다 소비자가 필요와 비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을 세분화하고, 구독과 해지가 자유로운 서비스 모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긴급제동장치와 같이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필수 안전 기능은 별도의 유료 서비스로 제한하기보다 보다 많은 차량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SDV와 자율주행 정책은 기술의 개발·검증을 넘어 국민이 안전하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용자 중심의 제도로 발전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제조사와 이용자 간 책임을 명확히 하고, 소프트웨어 오류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와 피해구제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자율주행 서비스를 교통약자와 대중교통 취약지역에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SDV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수준뿐 아니라 사이버보안에 대한 신뢰와 소비자 선택권, 그리고 안전 기술의 혜택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에 달려 있다.
엄성복 중부대학교 객원교수(전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장) |